이스라엘 이란 관계, 이스라엘 이란 역사, 중동 정세, 이스라엘 이란 갈등, 페르시아 유대인
중동의 심장부에서 맹렬히 타오르는 불꽃, 그 한가운데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있습니다. 한때 친구이자 동맹이었던 두 나라는 이제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누는 최대의 적이 되었습니다. 뉴스에서 접하는 일촉즉발의 긴장감 뒤에는 수천 년에 걸친 복잡하고 역설적인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관용부터 현대의 핵 개발 위협까지, 이스라엘과 이란의 관계를 완전히 뒤바꾼 결정적인 순간들을 지금부터 함께 탐험해봅니다.
1. 고대의 공존: 우정의 시작 (고대 페르시아 제국 시대)
현재의 적대적인 관계를 생각하면 믿기 어렵겠지만, 고대 페르시아(현 이란)와 유대 민족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었습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에 의해 강제 이주당했던 유대인들은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 덕분에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키루스 대왕은 점령지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는 관용 정책을 펼쳤고, 유대인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이는 유대 역사에 기록된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이 시기 페르시아는 유대인에게 구원자이자 보호자였습니다. 이러한 고대의 유대-페르시아의 우호 관계는 훗날 양국 관계의 기반이 되기도 했습니다.
2. 냉전 시대의 동맹: '주변부 동맹'의 탄생 (1950년대 ~ 1970년대)
20세기 중반,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에서 뜻밖의 동반자가 됩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아랍 국가들과의 갈등이 심화되자 이스라엘은 주변 아랍 국가들을 견제할 동맹국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이란은 팔레비 왕조의 통치 아래 서방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었지만, 아랍 민족주의의 부상과 소련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양국은 비공식적인 '주변부 동맹(Peripheral Alliance)'을 형성합니다. 미국이라는 공통의 후원자를 등에 업고, 이스라엘과 이란은 군사, 정보, 경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했습니다. 이 시기 이란은 이스라엘에서 군사 훈련을 받기도 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에 농업 기술 등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팔레비 왕조의 친서방 정책은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가능하게 했던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3. 이란 혁명: 관계 역전의 시작 (1979년)
1979년, 이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이슬람 혁명이 발생하며 양국 관계는 완전히 뒤바뀝니다.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아야톨라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이란의 대외 정책은 급진적으로 변했습니다. 새롭게 들어선 이란 정권은 미국의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의 시온주의를 강하게 비난하며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으로 규정했습니다.
혁명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하고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PLO)에 넘겨주었으며, 이스라엘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나아가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등 반이스라엘 무장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이스라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부터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의 주도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앙숙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4. 핵 개발 경쟁과 대리전: 증폭되는 긴장 (2000년대 이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은 더욱 복잡하고 위험한 양상으로 전개됩니다. 가장 큰 쟁점은 바로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레드 라인'으로 간주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협상(JCPOA)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야욕을 충분히 저지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양국은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등 중동 전역에서 서로의 대리 세력을 지원하며 사실상의 대리전(Proxy War)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리아에서는 이란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 주둔하면서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관련 시설에 대한 공습을 빈번하게 감행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격, 주요 인사 암살 등 '그림자 전쟁'의 양상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론: 미래를 향한 전망
이스라엘과 이란의 관계는 단순한 국가 간의 갈등을 넘어, 종교, 이념,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중동의 난제입니다. 한때 친구였고, 동맹이었던 두 나라가 이제는 서로를 향해 날 선 비난과 위협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현재의 긴장 상태가 해소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의 관계 변화는 중동 전체의 안보와 국제 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오랜 앙숙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중동의 미래를 이해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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