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시작하며 우리 부부는 막둥이를 데리고 먼 여행을 떠났다.
경남 진해에 간 것이다.
간 이유는 다름 아닌 막둥이의 군입대 때문이다.
군대에 가는 것은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음에도 26의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하는 막둥이를 보면서,
군을 이미 전역한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당사자와는 달리 마음이 편치 않다.
전날인 1월 1일에 근처의 숙소를 잡고, 다음 날 늦은 아점을 먹고는 해군교육사령부 정문 앞으로 갔다.
12시 정도인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1시40분경 힘껏 포옹을 하고는 막내는 어색하지만 그런 마음을 떨쳐보려는 듯이 껑충껑충 뛰며 손을 흔들고는 이내 사라졌다.
아내가 감정을 잡고 눈물을 훔칠 여유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짧은 이별이 끝났다.
이전에 큰 아이와 둘째 아이를 보낼 때는 그 감정을 충분히 삭힐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보낸 것이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
그리고 오늘 1월 6일 막둥이의 전화번호가 뜨며 핸드폰을 울렸다.
덤덤한 듯이, 그리고 부모에게 아무런 염려나 걱정을 드리지 않겠다는 듯이 맑고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까지 많은 문제들 앞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며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애써 왔는데,
그런 태도가 몸에 벤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즐겁게, 그리고 담담하게 건강한 모습으로 모든 훈련 뿐 아니고 군 복무를 마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막둥이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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